Learning Man

러닝맨과 나, 그리고 변화

April 26, 2022

AIDEN

러닝맨으로의 초대

올해 초 여느 때 처럼 무기력하게 지내던 와중, 누군가에게서 카톡 메세지가 왔다. 나를 러닝맨에 초대하고 싶다는 내용의 메세지였다. 사실 나는 러닝맨과 인연이 닿은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작년 여름 러닝맨과 다마고치의 존재를 알고 난 후, 러닝맨에 합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었다. 하지만, 그 때는 러닝맨도 준비가 되지 않았었고, 나 또한 정신이 없던 와중이었기 때문에 흐지부지 됐었다. 그렇게 기억의 저편속으로 잊혀던 가던 차에 다시 인연의 끈이 이어졌던 것이었다.

원래도 러닝맨에 관심이 많았던 나였기에 초대에 흔쾌히 응했다.

하지만 그 때는 몰랐다. 그 선택이 앞으로 내 인생을 얼마나 많이 바꾸게 될지.

그 때의 나는 새로운 팀에 합류하여 한창 초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던 중이었다. 더불어, 여러가지 이유로 심신이 지쳐있었고, 극심한 무기력증과 우울감에 시달리던 때였다. 이 때의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다시 다루겠지만, 아무튼 그 때는 정말 지쳐있었기에 내 마음을 나누고, 내가 가진 문제들을 차근차근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다.

여러가지 방법들을 고민하던 나는 일단 러닝맨을 시작한김에 여기서 내 고민을 이야기하고, 조언을 들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이 결정이 그리 쉽지는 않았지만, 다행히도 마음을 내어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내가 지금 당장 어떤 것들을 해야할지 눈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사실 명확한 그림이라기보다는 일단 속는셈치고 한번 해보자에 가깝긴 했다.

그렇게 시작한것이 다마고치였다. 명실상부 러닝맨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다마고치는 동료 한명과 짝을 지어 매일 스스로 설정한 미션들을 해나가고, 서로 응원과 격려, 그리고 조언을 나누는 매우 건설적인? 프로그램이다. 만성적인 무기력증과 우울감에 시달리던 나는 우선 아주 작은것부터 시작해서 성취감을 맛보는 경험을 하는것이 중요하다는 처방을 받았다. 기복이 매우 심했던 나였기에 더더욱 에너지가 바닥을 찍을때도 충분히 수행 가능한 과제를 꾸준히 해보자고 얘기가 되었다.

이 방식에 대해 확신은 없었지만, 그 상태를 벗어나고 싶었던 나였기에 일단 한번 해보자고 마음을 내었다. 그렇게 정한 기념비적인 첫 다마고치 미션이 바로.. “비타민 D 챙겨먹기”와 운동 게임인 “링피트를 1 스테이지만 클리어 하기” 였다.

변화의 시작

비타민 D는 하루중 언제든지 비타민 알약을 주워먹기만 하면 됐고, 링피트도 집에서 언제든지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든지 쉽게 할 수 있는 행동이라 생각했다. 반신반의 하면서 시작했던 이 루틴은 어느덧 1주, 2주가 쌓이자 놀라운 효과를 냈다. 우선 아주 사소하지만, 내가 무언가를 2주 이상 하루도 빠짐없이 지속했다는것 자체가 정말 인생에서 처음 겪어보는 경험이었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계획해서 하든 일주일을 채 넘기지 못하는 일이 반복됐었다. 그마저도 점점 기간이 짧아져 요 근래에는 채 하루도 못가는 일이 비일비재 했었는데, 그런 내가 2주 동안 무언가를 꾸준히 해냈다는것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번 그렇게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신뢰의 씨앗이 생기자 욕심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매일 코딩하는 습관을 추가해보거나 또는 링피트 같은 실내 운동이 아닌 밖에 나가 햇빛을 보며 산책을 해보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내가 심은 성장의 씨앗에 물도 주고, 햇빛도 쬐어주면서 싹을 틔워주기 시작했다. 비타민 D 먹기와 같이 정말 소소한 행동으로 시작했던 그 씨앗은 2개월여가 지난 지금, 어느새 세개의 핵심 습관으로 성장했다.

나는 지금도 ‘삼매’라고 부르는 세가지 행동을 매일 꾸준히 반복하고 있다.

  1. 매일 달리기(걷기)
  2. 매일 1커밋
  3. 매일 글쓰기

나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삼매를 꾸준히 이어나가보자고 마음을 내었다. 그리고 계속 그렇게 이어나가고 있다. 정말 별것 아니지만, 하루에 마음을 내서 1분이라도 산책을 하고, 아주 단순한 코드라도 작성해서 커밋을 찍고, 세줄이라도 짧은 글을 쓴다. 이렇게 하루도 빠짐없이 2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성장시켜온 나만의 씨앗은 어느새 나의 내면속에 뿌리를 내려 나를 이끌어주고 있다.

덕분에 어느덧 나의 마음속에 강하게 자리잡았던 무기력과 우울감은 점차 사라지고, 자신감, 성취감, 신뢰감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들이 자리잡게 되었다. 오히려 요즘은 에너지가 많이 생기면서 한번에 많은 것들을 해내려다보니 더 정신이 없어지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가끔은 마음의 여유를 잃기도 하고, 일을 잘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도 느끼기도 한다. 이런 것들은 또 어떻게 해결해볼 수 있을까 고민하다, 명상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서 명상을 새롭게 시작했다. 역시 아주 조금씩 하루에 1분이라도 명상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러닝맨 다마고치를 하면서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수확은 바로 “내가 해낼 수 있구나, 나도 할 수 있구나, 무엇이든지 이렇게 하다보면 다 할 수 있겠구나” 하는 믿음이 내 안에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이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느낌이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함께 나누고, 함께 배우는 러닝맨 도반들을 얻은것은 더 큰 행복이다. 2개월 전 심은 씨앗이 어느덧 싹을 틔워 새싹이 된것처럼, 지금의 새싹이 또 어떻게 자라게 될지, 러닝맨 도반들과 함께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게 될지 기대가 많이 되는 밤이다.

인생의 여러가지 문제 푸는걸 좋아합니다. 어떤 문제든지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문제 풀이 도구는 개발과 크립토입니다. 머릿속의 생각을 글로 나눌때 행복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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