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rning Man

러닝맨을 시작하면서

February 02, 2020

EDDY

배우는 법도 배워야 한다

어떻게 나 자신을 더 성장시킬까?

어떻게 하면 나만의 전문성을 가질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은 누구에게나 있을 거다. 그런데 한 가지 쉽게 놓치는 포인트가 있다. 생각보다 우리는 ‘배움’ 자체에만 집중한다. ‘배우는 법’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

가르쳐줄 좋은 선생님, 비싼 교육 프로그램, 성장시켜줄 좋은 회사를 찾아 백방으로 헤맨다. 반면 나 스스로 나를 낫게 만드는 방법, 체계, 환경에 대해선, 깊이 있게 고민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 글이 나에게 무척 와닿았다.

이번에 잘하냐 못하냐 하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수백, 수천 번 더 있다면 말입니다. 그런 경우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잘하냐가 아니라 지금 자라냐는 것입니다. 실제 바깥세상에서는 한 번의 판가름으로 갈리는 경우보다, 수백, 수천 번의 누적 위에 서서히 정해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왜 자라는 것을 훈련할 기회가 별로 없을까요.

김창준, <함께 자라기> 중에서

단순히 ‘잘하는’ 법보다 계속 ‘자라는’ 법을 배워야 한다.

점점 더 학습 능력이 중요해지는 시대다. 기계의 발전 때문이다. 단순하고 쉽게 배울 수 있는 일은 기계가 대신하게 된다. 인간은 계속해서 변화하고(moving target), 배우기 어려운 분야의 일을 다루게 된다. 배우기 어려운 일, 작년에 배운 것이 내년에는 더 적용되지 않는 일, 교과서로 가르칠 수 없는 일이 가치 있는 일이 된다.

하지만 다행히도 배움과 성장에 관해서 이미 많은 사람이 연구하고, 전수해준 여러 가지 지식이 있다. 무언가를 잘 배우고, 적응하고, 개선하는 것에도 전문성이 있다. 우리는 그걸 배울 수 있다.

우리가 학습 역량을 가지고 있다면, 변화하는 세계에서도 스트레스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한 ‘힘’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다. 어떤 사람은 소극적 수입, 어떤 사람은 인플루언서를 추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천성적으로 나는 나 자신을 발전시키고 배우는 것에 관심이 많다. 누군가에게는 성장충이라 부를 정도로 새로운 배움과 도전을 좋아한다. 내가 어제보다 나아지고 있다고 느낄 때 희열을 느끼는 성격이다. 이런 나에게는 ‘학습 능력’이 가장 강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힘이 아닐까. 이를 통해 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꿈꾸곤 한다.

‘러닝맨’은 그래서 시작한다.

러닝맨은 배움과 성장에 관한 미디어다

러닝맨은 배움과 성장에 관해 다루는 미디어다. 잘하는 것 그 자체를 다루지 않는다. 대신 어떻게 그 잘하는 것에 도달할 수 있는지. 즉 ‘자라기’에 초점을 맞춘다.

쉽게 설명하자면, 제테크 미디어라면 제테크 고수에게 투자처나 재테크 비법을 물어볼 것이다. 반면 러닝맨은 제태크 고수가 아무것도 모르던 시기에서 어떻게 ‘제테크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 학습했는지를 다룰 것이다.

다만 영혼 없이 조언만 가득하게 써놓는 자기계발서 스타일은 지양한다. 주워들은 지식으로 글을 쓰지 않는다. 실제로 필자들이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 그 자체를 보여주고 싶다. 그편이 사람들의 마음을 더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선 러닝맨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티처나 코치가 아니다. 우리도 배워가는 사람일 뿐이다. (또는 중의적 의미로 계속 달리고 있는 사람) 하지만 그 기록과 과정이 누군가에게는 뻔한 조언보다 도움이 될 거라고 믿는다.

배움, 성장에 관한 책 리뷰하기, 필자들이 스스로 챌린지에 도전 & 후기,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의 ‘학습법’ 인터뷰 등.. 다양한 콘텐츠를 구상해보고 있다.

하지만 솔직히 나도 내가 무엇을 쓰게 될지 모른다. 강의처럼 커리큘럼을 짜서 나가는 콘텐츠가 아니라, 내가 살아가면서 배운 것들을 담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소설가가 소설의 결말을 모르고 쓰기 시작하듯, 나도 이게 어떻게 커나갈지 감이 안 온다. 다만 그 과정을 재미있게 즐기고, 내가 성장하기 위한 계기로 삼자. 이 정도만 생각하는 중이다.

동시에 나의 성장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울트라러닝>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책의 저자인 스캇 영은 평범한 사회초년생이었다. 스캇은 경영학과를 졸업했지만, 컴퓨터 공학을 항상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온라인 강의를 통해 MIT의 컴퓨터 공학과 4년제 과정을 1년에 독학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결국 성공한다.

이 프로젝트를 블로그를 통해 알려 유명해진 스캇은,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선택한다. 바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 그 뒤에도 스캇은 울트라러닝 프로젝트를 계속한다. 1년 만에 4개 국어 마스터하기, 1달 만에 초상화 그리기 마스터하기 등등.

스캇의 도전을 보면서 ‘나도 비슷한 걸 해보고 싶다’는 영감을 많이 받았다. 나도 배우는 걸 정말 좋아하고, 항상 어떻게 하면 잘 배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러닝맨은 내 버전의 ‘울트라러닝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 블로그를 통해서 나 자신이 배우고 성장하고 싶은 게 가장 큰 목표다. 그러면서 동시에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변화를 줄 수 있다면 더욱더 좋겠고.

가장 중요한 원칙은 지속성이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바로 지속성이다. 사실 이전에도 블로그를 해보려던 적이 있었지만, 늘 한 때의 다짐으로 끝나곤 했었다. 늘 계획만 세우고, 몇 번 끄적거린 뒤에 용두사미가 되기 일쑤였다.

모든 콘텐츠, 미디어의 가장 기본은 꾸준함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필수이기도 하다. 무조건 정해진 주기마다 콘텐츠를 올리는 걸 러닝맨 채널의 기본 원칙으로 정했다.

꾸준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퀄리티가 아무리 낮아도, 재미가 아무리 없어도 정해진 날짜에 올릴 거다. 쓸 기분이 나지 않을 때도, 개떡 같은 글만 나올 때도, 쓸 거다.

<설득의 심리학>에 보면, ‘일관성의 원칙’이라는 게 나온다. 사람은 자신이 말이나 글을 통해 한 번이라도 ‘입장 선언’을 하게 되면, 그 입장에 일치하는 요구에 대해서는 거절하지 못한다. 비록 그게 나중에 생각해보니 잘못된 것이었다 해도 말이다.

오히려 사람들은 자신의 일관성을 합리화하는 이유를 만들어낸다. 자신과 신념과 행동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욕구가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굳이 ‘지속성’에 대해 이렇게 진지 빨고 쓰는 이유가 여기 있다. ‘일관성의 원칙’을 나한테 사용해보기 위해서이다. 내가 공개적인 글에서 무조건 정해진 주기마다 글을 올릴 것이고, 그게 이 채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원칙이라고 선언함으로써, 나 자신이 그렇게 행동하도록 동기부여를 해보고 싶어서다. 나중에 봤을 때 이 첫 글이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


글쓴이: 범근

스타트업, VC, 창업, 기자, PD를 거쳐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글을 잘 쓰고 싶어서 매일 씁니다. 더 자라기 위한 고민을 많이 합니다. 배우는 걸 좋아해서 러닝맨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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