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rning Man

선택을 내렸으면 그 선택을 정답으로 만들자

July 26, 2020

JE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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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자기 마음으로부터 멀리 달아날 수는 없어. 그러니 마음의 소리를 귀담아듣는 편이 낫네.

-연금술사

입사했지만, 미래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회사에 합격했다. 좋은 회사다. 급여도 나쁘지 않고, 일은 체계적으로 돌아가며, 사람들은 착하다. 만드는 제품이 세상에 필요한 제품이라는 공감이 간다. 출근하면 강아지들이 나를 반긴다. 사수가 되실 분은 실력 있는 사람 같다. 설명도 잘해주실 느낌이다. 휴가도 자유롭고 리모트 근무도 자유롭다. 사람들이 열심히 해서 같이 열심히 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단점도 있다. 개발팀이 작다. 내가 하고 싶은 기술만 콕 집어서 그것의 전문가가 되기보다는 두루두루 만질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기대된다. 실물 상품으로 돈을 버는 회사라서 개발 위주로 전략이 구성되지 않을 수 있다. 개발팀이 없던 시절 만들어진 사이트가 PHP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더는 세상에 쓰이지 않을 프레임워크와 언어를 공부해야 한다.

입사하기 전부터 단점을 알고 있었다. 들어가서 접해 보니 그 단점이 더 크게 다가왔다. 걱정이 들었다. 내 커리어가 망가지면 어떻게 하지? 사람들이 내 선택을 멍청하다고 말하면 어떻게 하지? 개발 실력이 정체되면 어떻게 하지?

기술로 문제 해결하는 것에 집중해 보기로 했다

CTO님과 면담을 했다. 개발자는 특정 기술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코드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기술 뒤에 흐르는 개발의 베이스를 파악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 바뀐다. 기술에 집착하기보다 흐름을 아는 개발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최신 기술을 사용하는 기술 중심 회사에서 좋은 멘토와 좋은 팀원들과 함께 좋은 대우를 받으며 마음에 쏙 드는 제품을 만들면서 일하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기는 하다. 백수로 지내면서 다시 그런 회사를 찾아서 보는 것도 방법이다. 취업 준비의 고통을 다시 겪으며 오랜 기간 백수로 살아갈 수도 있는 비용을 감내할 생각이 있으면 말이다.

나는 그 시간에 차라리 실무 능력을 키우고자 회사에 입사를 결정했다. 실력만 있으면 나의 선택지는 점점 늘어날 것이니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회사가 좋으면 계속 다니면 되고, 아니면 늘어난 실력으로 더 좋은 회사로 갈아타면 되는 거니까. 일단 일로서 개발을 시작하는 것이 좋은 개발자가 되어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나의 목표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내가 입사를 결정했던 이유는 아직도 타당하다. 더군다나 회사에 입사해서 일 해보니 입사 전에는 몰랐던 장점들이 크다.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일을 맡을 수 있는 점, 의지 할 수 있는 멘토가 좋은 사람인 것 같은 점, 회사의 제품에 공감할 수 있는 점, 개발 프로세스 전반을 이해할 기회라는 점, 분위기가 상당히 자유롭다는 점이 특히 나의 마음에 들었다.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하자

그래서 결정을 내렸다. 세상에 나는 1명이고 같은 인생을 두 번 살 수 없다. 삶에 관한 결정에 대해서는 어떤 게 옳았는지 우리는 영원히 확신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결정을 내렸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다. 내가 선택한 길이 정답이라고 믿고 그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지금 내 선택의 장점은 웹서비스 개발 프로세스를 모두 다루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웹서버, API 서버, 프론트엔드, 로드벨런서 등, 개발 흐름에 맞추어 필요한 요소들을 다 만져 볼 수 있다. 기술 하나만 할 줄 아는 사람보다 장차 선택의 폭을 넓게 가져갈 기회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실력 있는 멘토가 나를 가르쳐야만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팀이 작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나를 잘 가르쳐야 일이 제대로 돌아간다. 내가 노력만 한다면 20여 년간 쌓여온 노하우를 옆에서 습득할 수 있다. 나한테 너무 모질게 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내가 나가면 회사가 곤란해질 테니까.

마지막으로는, 내가 임팩트를 낼 수 있는 상황이라는 장점이 있다. 직원에게 권한 위임이 많이 되는 회사다. 앞으로 발생할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기회를 찾아가면서 나의 성과로 추후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생길 것이다. 몸값을 높일 좋은 기회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기술에 구애받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기술을 공부한다. 단, 항상 왜 이 기술을 쓰는지, 어떤 맥락에서 사용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 그래야 기술 뒤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기술을 잘 쓰는 것은 기본이고 그 뒤에 있는 것을 파악하려 노력한다. 매일 하는 반성 끄트머리에 기술 회고를 집어넣자.

적극적으로 물어본다. 잘 물어보는 법에 대해서는 지난 포스팅에서 이야기한 바가 있다. 잘 물어보고, 적극적으로 물어봐서 최대한 많이 배우자, 왜 하는지를 캐묻자. 이해가 안 되면 솔직히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하고 이해를 하려면 뭘 봐야 할지 조언을 구하자. 나를 가르쳐야 하는 인센티브가 큰 이상 내 질문에 더 관대히 대답할 것이고 나는 그걸 최대한 이용한다.

적극적으로 주도권을 가져간다. 시키는 일만 하면, 대기업에 있는 것이 훨씬 좋다. 작은 회사의 이점을 살리려면 내가 주도권을 가져가야 한다. 작은 회사일수록 주도권을 가져가서 내 이름으로 성과를 낼 기회가 훨씬 많다. 직원에게 주도권을 많이 내어 주려는 회사일수록 더 그렇다. 내가 만든 성과는 전부 내 브랜드가 되고 내 몸값이 된다. 뭔가 일이 생겼을 때 내가 먼저 하겠다고 하자. 할 줄 모르는 일이면 배워서 하겠다고 가르쳐 달라고 하자.

내 인생이니까 내가 정답이라고 인정하는 답이 정답이다. 내가 결국 잘 해낼 것을 나는 너무나도 잘 안다.

증권사 연구원 -> 블록체인 컨설팅회사 창업 -> 개발자. 커리어 전환의 달인입니다. 차분한 마음으로 꾸준히 하면 어디서든 두각을 드러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개발 실력, 마음의 자유에 관심이 많습니다. 애쓰지 않으면서도 열심히 사는 삶을 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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