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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포된 코드도 다시 보자

October 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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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가 쓴 코드 다시 보는 게 이렇게 싫지?”

이미 완결 났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시 돌이켜서 보는걸 극히 혐오하다. 예전에 한참 블록체인 연구 아티클이나 보고서를 쓸 때도 그렇고, 지금 코드를 짤 때도 마찬가지다. 이미 마음속에서 한번 마침표를 찍은 것들을 돌아보고 싶지가 않다. 다시 돌아보는 생각만 해도 불쾌하다. 명상하며 생각해 봤다. 이 불쾌감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내가 찾아낸 답은 조급함이었다.

이미 끝난 일을 다시 되짚어 보는 것을 통해서는 뭔가를 새로 만들어 낼 수 없다. 다만 새로 만들게 될 것에 도움을 줄 교훈을 얻게 될 뿐이다. 내 마음속의 조급한 원숭이는 이런 거 되돌아보고 있을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 이럴 시간에 새로운걸 만드는 게 나은 게 아니냐고 나를 보챈다. 당장 다른 할 일이 없을 때도 마찬가지다. 내 원숭이는 뭔가 새로운 걸 만들어서 돈을 벌고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마음속을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그래서 이미 끝났다고 생각되는 것을 다시 보며 나를 가다듬고 싶지가 않다. 나도 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반성을 제대로 하고 넘어가는 게 백번 더 낫다. 쉴새 없이 도끼질만 하는 나무꾼보다 도끼를 갈아가며 나무를 한 나무꾼이 더 많은 나무를 한다는 이제는 매우 당연한 상식이다.

근데 무의식중에 자리 잡은 거부감이 내가 도끼 가는 것을 방해한다. 도끼날이 무뎌져 쇠몽둥이가 될 지경이 되어도 앉아서 날을 가는 것은 시간 낭비라는 느낌을 계속해서 만들어 낸다.

내 마음이 이런 식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조급함 때문이다. 빨리 성공하고 싶다. 빨리 인정받고 싶다. 빨리 놀고먹고 싶다. 빨리 일거리를 없애고 싶다 등등. 직관적으로 빨리 목적달성에 도움 되는 일에 밖에만 관심이 가게 된다.

직관적인 게 늘 옳은 것은 아니다. 경험상 장기전으로 갈수록, 직관적인 충동을 따르는 게 정답이 아닌 경우가 많다. 도끼를 갈지 않고 나무를 하는 나무꾼이 1~2시간 동안은 도끼를 틈틈이 가는 나무꾼보다 나무를 많이 한다. 근데, 며칠이 지나면 도끼를 가는 나무꾼이 월등히 앞서 있다.

인생은 장기전이라 조급함에 몸을 맡기는 것은 별로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그러니 조금 불쾌한 마음이 들더라도, 내가 이전에 했던 것을 다시 살펴보는 것이 내 인생을 위해 큰 도움이 된다.

그렇다. 하기 싫어도 그냥 해야 한다는 말을 여러 문단으로 길게 나누어 쓴소리에 불과하다. 그래도 내가 왜 하기 싫은지를 알면, 그렇게 싫지는 않게 된다. 침대 아래에 뭔가가 굴러다니기에 바퀴벌레일지 몰라 잔뜩 불안해하다 확인해 보니 먼짓덩어리 인 걸 확인하게 된 느낌 같다.

그래서 오늘 하고 싶은 말은 내가 이미 쓴 코드를 다시 뜯어 보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자가 검열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질 것이라는 말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 보다, 할 줄 아는 것을 확실하게 할 줄 아는 것이 더 몸값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성장에도 더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한다. 거기에 당장 회사에서 하는 업무 실력 증진의 혜택도 볼 수 있다.

하기 정말 싫지만, 계획을 세워서 꾸준히 한번 해 보자. 계획은 단순할수록 실천하기 좋다.

고쳐야 하는 이유 그렇게 고친 이유를 공유하는 글을 쓴다.

내가 이미 회사에서 짠 코드를 보고 어떤 코드를 고칠지 정한다. 이 코드를 왜 고쳐야 하는지 정리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더 나은 방식으로 코드를 고친다. 그렇게 고친 코드가 어떤 점에서 더 나은지 이유를 정리한다.

이렇게 정리된 글을 개발 블로그에 콘텐츠로 올린다.

양보다는 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양을 기준으로 하면, 어떨 때는 너무 쉽고 어떨 때는 너무 어렵다. 정해진 시간 안에 끝내야 하는 진도가 있는 것도 아니니 꾸준히 시간을 들여 코드를 살펴보고 결과물을 글로 남기기로 한다. 일주일에 4시간 정도를 내 코드 돌아보기에 사용한다. 일요일 저녁에, 그 주 중 언제 이걸 수행할지 캘린더에 적어 놓자.

1달 정도 내 코드 고치기 루틴을 실시하고 계속 수행할지 말지를 정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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