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rning Man

코로나 시국에 철학 수업 듣기

July 05, 2020

KAY

2020 1H 점검 나왔습니다~

상반기가 지나갔다. 잘 살았는지 되돌아 보았다. 나의 러닝맨 첫 글을 다시 봤다. 2020 목표는 총 5가지.

  1. 새 직장 적응
  2. 과거 창업 법인 및 투자금 청산
  3. 사업/투자 실험 5가지
  4. 운전면허 취득

1번은 아주 아주 잘하고 있다. 피곤할 정도로 일을 받고 있고 그걸 다 해내고 있다. 흡연할 때도 파악해야할 자료를 뽑아서 읽어가며 일한다. 회사 일이 즐겁고 야근이 두렵지 않다. 굿굿

2번도 잘하고 있다. 사실 이 목표는 1번을 통해 돈을 벌면 걱정할 필요가 없이 자연스레 해결된다. 꽤 많이 했다. 굿굿

3번, 이게 진짜 문제다. 쉴 시간이 없다. 일단 5가지를 올해 3월 경에 확정했다. ”투자 / 부업1(서비스) / 부업2(커머스) / 러닝맨 / 철학 수업 참여” 아무리 회사가 일찍 끝나도 일주일 스케줄이 꽉꽉 밀려있다. 주말에도 쉬지는 못한다. 즐겁기는 하지만 5가지 전부에서 풀 퍼포먼스를 내지 못하고 있다.

4번, 이거 할 시간이 어딨어??? 그래도 하반기에는 취득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의 주제는 3번, 그 중에서도 철학 수업 듣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빛을 세우는 터전

올해 초, 주변 사람들이 몇 번 해보았고 연간 기수 선발을 통해 철저하게 운영한다는 한 비영리 철학 아카데미에 지원했다. 자소서와 에세이를 통해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갔는데 웬걸, 코로나 때문에 수업 개강을 연장한단다. 한 4번? 정도 연장한 것 같다. 결국 6월에 개강했는데 힘이 빠져서 수업 참여도 제대로 안하고 있다.

나는 사업에 실패한 후 인생의 초장기 목표를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다시 사업을 하든, 다른 목표를 찾든, 목표를 설정 하기 위해서는 고전 강독과 생각 훈련을 통해 내 자신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업/투자 실험’이라는 목표에 이 수업 과정을 넣어서 시간을 빼 두었고, 또 많은 기대를 했다.

게다가 내가 참여하고 있는 곳이 단순한 철학 아카데미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경영학, 뇌과학, 예술, 미디어, 역사 수업과 같은 아주 흥미로운 수업들도 있다. 강의를 하시는 분들의 한국 유수 대학의 명강사로 불리우는 교수님들이다. 여기는 꽤 멋진 곳이다. 참여하는 사람들도 사업하는 사람, 예술하는 사람, 의사, 언론계 종사자 등등 다들 내공이 있어보인다.

근데 나랑 안맞아…

근데 재미가 없다. 수업 가면 자고 출석도 제대로 안한다. 왜일까? 단순히 무료 수업이라서는 절대 아니다. 나는 돈을 받지 않고 오히려 쓰면서 부업을 하고 러닝맨을 한다. 나는 왜 이 아카데미에 재미를 못 느낄까?

  1. 일방향적 학습이 지겹다. 8살, 아니 유치원 다니던 6살부터 대학 졸업까지 약 20년을 일방향적인 학습으로 채워왔다. 원래는 토론도 하고 프로젝트도 한다던데 코로나 때문에 조심하고 있다. 나는 인터랙티브한 방식으로 학습과 일을 하고 싶어하나보다.
  2. 내가 너무 바쁘다. 그냥 그렇다. 수/토요일에 나가는데 수요일엔 일에 찌든 상태로 철학 수업을 들으면 졸기 십상이고 토요일 아침엔 전날 회식/모임의 여파로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어서 수업을 못간다. 5번 결석하면 짤리는데 지금 3번 결석했다…
  3. 운영 방식이 고전적이고, 배타적이다. 미래의 지배자를 양성하고 21세기의 리더를 기른다는 곳에서 Open Class는 없다. 강의 자료도 온라인에 업로드 안해주신다… 91년생까지만 제한한다고 했는데 90년생 의사 분은 합격했다. 뭐 이런 소소한 exception이 있다는건 좋다. 근데 한번 짤리면 청강도 못한단다. 대체 무슨 기준인지 잘 모르겠다.
  4. 사람 만나러 간건데, 못 만난다. 가서 교수님들하고도 얘기하고 참여하는 사람들하고도 소통하고 싶었는데, 못한다. 이건 코로나 때문이라서 딱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근데 그래서 내가 재미를 못 느끼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lighthouse

행동 기반 욕망 추출

나는 이 아카데미를 통해 얻은 지식들이 값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이 재미없는 걸 꾸역꾸역 하면서 든 생각인데, 내가 재미없어 하는 것들의 특성을 분석해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내가 요새 재미있어 하는 일들은 나의 어떤 욕망을 채워주고 있는지 궁금했다. 조만간 글로 정리해서 써보면 좋을 것 같다.

지금 내가 이 수업에 참여하는 꼬라지를 봐서는 조만간 짤리고 신포도를 시전할 것 같다. 안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스트레스도 받지만 하반기에는 아마 안하고 있지 않을까…

아무리 좋은 이론과 환경이 갖춰진 곳이라도 나의 뇌와 감성을 자극하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는 것 같다. 나랑 안맞는 건 빨리 손절하는게 맞나? 고민이 드는 주말이로군…

스타트업과 컨설팅을 거쳐 현재 정유사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IT 산업과 에너지 산업, 블록체인 및 기술 기반 프로덕트에 관심이 많습니다. 어릴 적부터 꿈은 대통령이지만 대통령이 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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