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rning Man

슬럼프를 버티자

August 05, 2020

KAY

beattheslump

슬럼프가 찾아왔다.

지옥 같았던 작년의 관성이 남아있어서 그런가, 일과 삶에 적당히 큰 문제들이 발생해서 그런가, 슬럼프가 찾아왔다.

문제를 상세히 밝히고 싶지 않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문제지만 나는 현재 여러모로 멘탈을 잡기가 쉽지 않다.

6월까지 삶의 의욕이 매우 충만했고 본업 외에도 5가지의 사이드 프로젝트에서 나름의 성과를 만들었다. 근데 최근 2주간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의욕과 열정이 사라져 있다. 내가 지금 직면하고 있는 문제가 내 멘탈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그리고 나는 역시 기복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작년엔 이렇게 문제 상황과 관련된 부정적 생각에 깊게 몰입되어 있었다. 그러다보니 상황을 개선할 방도가 없었고 멘탈+피지컬은 악화되기만 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물론 작년의 나와 올해의 나를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또 작년의 문제가 지금의 문보다 훨씬 크긴 했지만, 올해 찾아온 슬럼프는 내 나름대로의 무기를 가지고 대처하고 있다. 오늘은 슬럼프 상황에서 버틸 수 있게 해준 것들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1. 일기

일기를 매일 쓴다. 그냥 기록 정도 수준이다. 하지만 매일한다. 오늘 8월 5일까지 하루에 하나의 메모 스레드를 만들어서 하루 일과를 기록하려고 노력한다. 오늘까지 218개의 스레드가 만들어졌는데 1년이 대략 몇일 남았는지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일기를 밀려서 쓴 건 딱 한 번이었다. 이유는 슬럼프로 인한 의욕 저하. 그래도 365개의 스레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포기가 안된다. 이미 200개를 넘겼는데 365를 찍어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밀린 날 후회하고 그 다음날 두 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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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개의 일기를 쓰고 싶다는 욕망도 일기를 쓰는 원동력이지만, 사실 일기를 통해 내 자신을 더 잘 알고, 면밀히 측정해서 개선하고 싶었다. 일기를 매일 쓰는 것 이외에도 내 과거(3~6개월 전)에 대한 리뷰 / 문제 상황 개선을 위한 정리를 하고 싶었다. 아직 이런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일기를 써놓고 안 읽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일단 일기를 쓰는 게 어느 정도 습관이 된 것 같다. 그러다보니 일기를 매일 쓰는게 어렵지 않다. 화나거나 답답한 상황이 오면 일기에 적어보면서 제3자 입장에서 조금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인지도 조금 도와주는 느낌이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 슬럼프라는걸 인지하고 있겠지.

하여튼 일기 좋다.

  1.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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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을 매일 하려고 노력한다. 최근 화가 많이 나는 상황이 있었는데 평소보다 감정 조절을 했다고 생각한다. 아 명상 매일 해야지.

명상은, 내가 이성을 잃고 돌발적인 행동을 하거나 홧김에 큰 실수를 할 가능성을 줄여주는 것 같다. 화가 나는 상황을 이성의 영역으로 끌어와서 문제를 냉철하게 바라보는 것은 중요하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 번 느낀다. 아 명상 매일 해야지.

솔직히 말하면 명상 매일은 못하는데, 습관 만들기 앱에 명상을 등록해 놨더니 매일 아침에 명상하라고 알림은 온다. 그럼 진짜 20초에서 30초라도 명상하려고 노력한다. 아 명상 매일 해야지.

명상도 내가 버티는 힘이다.

  1. 주변 사람들

내가 힘들고 의욕 없는게 티가 나나보다. 감추고 싶은데 천성적으로 잘 안되는 것 같다. 주변 사람들이 소소하게, 또는 깊게 신경 써준다.

왜 그렇게 도와줄까. 뭐 내가 예전에 그 사람이 힘들 때 도와줬으니 그 사람이 나를 챙겨주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그 사람이 착해서 내가 힘들어 하는 걸 보고 걱정해주고 챙겨주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걸 보면 세상은 참 살만한 것 같고, 좋은 사람들과의 탁월한 관계가 정말 나의 자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변 사람들에게 참 감사하다.

나한테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들

일기와 명상 습관, 좋은 사람들 이외에도 나는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당장 떠오르는 건 스트레스 매니지를 도와주는 나만의 취미 / 운동 습관 / 독서 습관 등이다. 이런 것들이 있었으면 지금 내가 겪는 슬럼프가 좀 더 나를 괴롭히기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든다. 또 주변 사람들한테 슬럼프 극복하는 방법 물어보면 다들 비슷한 이야기들을 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고 진리는 아니지만 나도 충분히 납득이 간다. 슬럼프에서 회복하고 나면 저런 것들도 가져보고 싶다.

근데 사실 슬럼프를 만들지 않는 문제 해결 능력이 제일 갖고 싶다. ‘문제가 슬럼프로 이어지기 전에 초기 진화를 했었어야 되는데…’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 젠장.

오늘 글의 부제는 버티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사실 뭐 기존에 가지고 있는 건강한 습관으로 버티는 능력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사실 내 생각에 더 중요한건 버텨야 하는 상황 자체를 안 만드는 거다. 문제를 만들지 않거나, 문제가 생겨도 빠르게 해결해버려서 슬럼프로 이어지지 못하게 하는 게 나한테 필요한 것 같다.

쩝… 뭐 나를 짜증나게 하는 문제들을 애초에 발생시키지 않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으나, 인생 뭐 내 뜻대로 다 다되면 소설이지 인생이랴. 요새 의욕 떨어져서 오늘 글 퇴고도 하기 싫다. 에라 모르겠다. 다음 주에 내가 글을 쓸 땐 좀 의욕이나 열정이 회복된 모습으로 돌아오면 좋겠다. 글 끝.

스타트업과 컨설팅, 정유사를 거쳐 현재 Web3 스타트업을 창업했습니다. IT 산업, 에너지 산업, 블록체인 및 기술 기반 프로덕트에 관심이 많습니다. 어릴 적부터 꿈은 대통령이지만 대통령이 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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